필자가 치킨업체 BBQ와 인연이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4년도이다. 당시 식품전문지 편집국장을 하고 있을 때인데 실제로는 수입 닭고기도 함께 사용하면서 홈페이지에는 “100% 국산 닭고기만 사용한다”는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을 고발하는 기사를 신문 1면에 보도하면서 악연을 맺었다. 

 

그리고 10년 전인 2007년에 또 한 번 BBQ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서 날카롭게 대립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BBQ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 문제를 크게 보도해서 국내 담당 사장이 인사조치 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 윤홍근 회장과의 면담에서 필자는 윤 회장에게 두 가지를 지적했다. 그때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회장님, 창업하신지 10년이 지나는 동안(BBQ는 1995년 창업) 앞만 보고 달려오시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시라고 자극을 줬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BBQ가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서는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인데 앞서 가는 기업이 잘해야 뒤 따라 오는 기업들이 보고 배울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비판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윤홍근 회장과 필자는 사적으로는 형님-동생 사이로 우애가 돈독해졌다. 그리고 2017년 7월, 필자는 다시 한 번 BBQ에 애증이 담긴 충고를 하고자 한다. 그 충고는 “정도를 걸어라”는 것이다. 최근 BBQ가 보여주는 행보는 오랜 시간 BBQ를 지켜본 필자에게는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뭔가에 쫓기듯 불안한 행보다. 그래서 무리수를 두는 것이 훤히 보인다. 

 

 

 

BBQ는 공개적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만개의 매장을 확보해서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는 세계 최대의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고 공언해왔다. 필자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그런데 2020년을 불과 4년 앞둔 지난해 연말 매출액은 2197억 원에 불과했다. 치킨업계에서 늘 1위를 달려오다가 교촌치킨에 1위 자리를 내어준 지도 벌써 3년째다. 교촌치킨은 2911억 원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 지경이니 눈에 보이는 게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무리수를 두는 것은 더욱 일을 꼬이게 만든다. BBQ의 잘못된 행보는 4년 전인 2013년부터 시작됐다. BBQ는 지난 2013년 6월 계열사 BHC를 매각한 후 현금 여력이 발생하자 같은 해 7월 다단계 회사 GNS하이넷을 설립해 다단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법인 설립 후 3년 동안 대표이사가 5번이나 바뀌고, 한 때 2만여 명에 이르던 다단계 회원들이 줄줄이 이탈하거나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수백억 원의 손실만 입고 결국 3년 만인 지난해에 사업권을 넘기고 말았다. 

 

올해 들어서는 타당성 없이 치킨가격을 인상하려다가 소비자와 여론, 정책당국 등으로부터 비난과 지탄을 받고 기업 이미지만 나빠지는 악수를 두었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BBQ는 또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짓을 저지르고 있다. 푸드트럭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푸드트럭 사업이 어떤 사업인가. 점포 하나 낼 형편도 안 되는 사람들, 취업을 못한 청년들이 그나마 적은 돈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사업이 아닌가. 그런 분야에 명색이 외식 대기업이라는 칭호를 받는 업체가 뛰어들어?

 

사람만 선비정신을 갖는 것이 아니라 기업도 선비정신을 가져야 한다. 선비정신은 염치와 도리를 아는 것이다. 나설 때 안 나설 때를 알고, 분수도 알아야 하고, 위상에 맞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도 다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정도다. 살자고 몸부림을 치더라도 품격이 있게 쳐야 박수를 받는다. 지금부터라도 BBQ는 제발 무리수를 두지 말고 정도경영을 하길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