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설립한지 1개월밖에 되지 않는 업체에 5억2천만 원짜리 전통주 갤러리 운영 용역을 맡긴 것으로 드러나 사업자 선정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지난 6월 5일자로 ‘전통주 갤러리 운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두 곳이었다. 한 곳(이하 A업체)은 2018년 6월 25일에 설립된 회사로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그리고 도매 및 소매업을 하는 업체이고, 다른 한 곳(이하 B업체)은 2002년 03월 22일에 설립된 회사로 전시장치물, 광고대행, 전시 및 행사대행업, 실내건축공사 등을 하는 업체이다. 

 

입찰 참여 당시 B업체는 상시근로자가 13명이었고 지난해 매출이 45억 원이었다. 그러나 A업체는 상시근로자가 0명이었다. 법인 설립일자가 입찰공고가 난 6월 5일보다 20일 뒤인 6월 25일이니 매출은 당연히 0원이다. 그런데 결과는 A업체가 0.06점 차이로 용역 사업자로 선정됐다. 

 

전통주 갤러리 운영 용역 기간은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1년간이며, 용역비는 5억2천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용역내용은 ▲전통주 체험프로그램 운영 ▲전시 및 판매 ▲전통주 관련 정보제공 ▲온·오프라인 홍보 ▲갤러리 운영 및 관리 등이다. 

 

사업자 선정은 입찰공고(6월5일)에 이어 가격투찰(7월11일~7월16일)과 제안서 평가(7월16일)를 거쳐 7월 25일 낙찰자가 결정됐다. 낙찰자 결정일자를 기준으로 볼 때 설립한지 1개월밖에 되지 않은 A사에게 5억2천만 원짜리 용역을 맡긴 것이다. 

 

용역 사업자 평가방법은 기술평가(80%)와 가격평가(20%)를 합산해서 사업자를 선정한다. 우선 가격에서 A업체는 용역금액(5억2천만 원)의 99.9% 가격에 투찰했고, B업체는 92.0% 가격에 투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평가에서는 B사가 A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A사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된 기술평가에서 A사가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A사가 프리젠테이션(PT)에서 얼마나 잘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A사는 PT를 하는 시점에 회사가 설립된지 22일째 되는 날이라는 점과 상시근로자가 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B사보다 특별히 잘했으리라는 짐작이 가질 않는다. 그러나 PT에 참석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7월 16일에 진행된 A사의 제안서평가에는 A사의 대표인 N씨와 그동안 전통주 갤러리 부관장이었던 M씨가 함께 참석했다. A사의 대표인 N씨는 모 전통주문화원 원장으로 있는 나름 전통주 전문가이다. 그리고 M씨는 모 언론사의 정식 직원이자 전통주 칼럼리스트다. M씨는 지난 3년여 동안 전통주 갤러리 부관장을 맡아왔으며, 8월 1일부터 A사가 새로운 운영 대행사가 되면서  또 다시 부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주 갤러리 운영 체계도

 

전통주 갤러리 운영은 2015년부터 시작됐는데, 약 3년 동안 다섯 차례의 용역 입찰에서는 M씨가 소속된 모 언론사와 전통주 소믈리에인 L씨가 대표로 있는 H사의 컨소시엄이 모두 낙찰됐었다. 그래서 L씨는 관장, M씨는 부관장을 맡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여섯 번째 입찰에서 H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대신 A사가 참여한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M씨가 소속된 모 언론사와 컨소시엄이 아니라 A사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H사와 컨소시엄으로 운영 대행권을 따냈던 모 언론사 소속의 M씨가 A사의 입찰에 함께 참여한 것이다.

 

이런 히스토리를 분석해볼 때 전통주 갤러리 운영 사업권은 모 언론사 소속의 M씨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M씨와 함께 전통주 갤러리 운영 대행사업에 참여했던 H사가 이번 입찰에 불참하게 되자 M씨는 입찰에 참여할 새로운 법인이 하나 필요했고, 전통주 전문가인 N씨 이름으로 새로운 법인을 급조해서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와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전통주 갤러리는 특정인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전통주피아’에 의해 기획됐고, 정부가 공개입찰 방식이라는 합법적 방식을 거쳤지만 사실상 이들에게 운영권의 특혜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