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집에서 받지 못하면 밖에서 받아야 한다. 밖에서 밥상 차려주는 곳을 식당이라 하고 업태구분으로는 음식업이라 한다. 역시 자영업의 한 영역이다. 우리나라의 비임금 근로자는 686만명으로 그 중 568만명이 자영업자이다. 나머지 118만명은 자영업자의 가족들로 임금없이 거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경제는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몇몇 선진화된 산업으로 인해 매우 좋은 모습으로 착시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의 모습이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자영업자 비중이 7-10%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6%로 그 수가 너무 많다. 경제가 어려운 그리스(35.4%), 터키(34%), 멕시코(32.1%)를 따르고 있다. 

노후의 대비나 보장이 안된 상태로 일터에서 밀려나면 전문지식, 정보획득력, 혁신적 아이디어 없이도 약간의 자본을 긁어 모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자영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것이다. 그만큼 위험요소도 많이 안고 있다. 외식업체의 82.5%가 매장을 임대해 사업하고 있으며, 5년 생존율이 17.9% 밖에 되지 않는다. 10곳 중 8곳이 5년내 폐업 한다는 얘기다. 전체 산업 폐업율의 1.5배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점포 임대계약 갱신 청구권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제도 어려운데 자영업자는 넘쳐나고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도 범람하는데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자영업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또한 600조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1130조원의 52%에 달하고 있으며 그 증가율 또한 전체 일반 가계 대출의 2배가 넘는다.

2017년에는 자영업자가 1.8% 정도 늘었는데 그 중 26%가 음식·숙박업이고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6.3%가 늘었다고 한다. 일자리에서 밀려나면 자본도 부족하고, 사업장도 없고, 전문지식이나 혁신성도 없으면서 당장의 소득을 바라고 자영업을 손쉽게 시작하는 형국인 것이다. 그러다 자본이 잠식되고 버티지 못하면 폐업하고 빚쟁이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청년이든 노년이든 정부가 나서 창업을 권장하는 건 심사숙고해야 한다. 아무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이 필요하다지만 자본, 전문성, 정보, 혁신성 없이 일자리를 찾는 대신 창업을 하는 것은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국가적으로도 잠재적 리스크를 키우는 일이다. 정말 창업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평가 받고 시장에서 투자 받아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파라다임의 변화로 경제 체질을 바꾸려면 저소득 근로자들의 일자리와 임금만 늘려 주는 정책이 아니라 자영업자를 적정한 규모로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먼저 마련했어야 한다. 자영업자가 어려운 것이 최저임금의 영향이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이라고 하지만 자영업자는 안 그래도 힘든데 약간 만이라도 더 힘들게 하면 폭발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자영업자 특히 음식업자 스스로도 살아남으려면 혁신해야 한다. 혁신은 음식의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 그리고 비용의 절감에 있다. 임대료를 부당하게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에 매달리겠지만 스스로도 공간을 조금이라도 작게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본적인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겠지만 객장의 크기는 회전율을 높여야 줄일 수 있다. 손님이 기다리고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문, 서빙, 계산 어느 하나라도 등한시 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야지 손님이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성공하지 못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약간의 기술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표준 프로세스도 마련해야 한다. 재료는 줄이고 질은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고안해야 한다.

삿포로지방의 도리통 스시와 와이키기의 마루카메 우동집을 소개한다. 

저렴한 가격에 초밥을 즐길 수 있게 고안된 것이 회전 초밥이다. 미리 준비한 초밥을 레일 위에 얹어 놓아 손님이 선택한 대로 나중에 접시의 색깔 별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단점은 시간이 지나면 초밥의 수분이 떨어져 맛이 덜하고 끝내 선택받지 못한 초밥이 많아지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리통스시는 테이블에 주문패드를 설치하고, 주문이 무선으로 전달되면 그 때 초밥을 만들어 신칸센 모양의 기기위에 올려 놓아 자동으로 테이블까지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손님은 신선한 초밥을 먹을 수 있어 좋고, 음식점으로서는 버려지는 생선(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다.  

일본의 또 하나의 대표적인 음식이 우동이다. 고급 우동집은 장인에 들 정도이다. 마루카메 우동집은 저렴한 가격에 맛 좋은 우동을 내놓기 위해 프로세스 혁신을 한 집이다. 손님이 지켜보는 한 켠에서 우동을 기계로 뽑고 다음 단계로 넘겨 주면 한 사람이 온도와 시간을 맞춰 삶고 그 다음은 일정한 무게를 저울로 달아 우동 그릇에 담아 손님에게 넘겨 주면 손님이 스스로 한편에 준비되어 있는 여러 종류의 튀김을 담아 계산하고 바로 착석해 먹기 시작한다. 우동을 만드는 과정은 표준 프로세스이고, 서비스는 셀프이며 착석하자마자 먹기 시작하니 회전율이 높다.  

정부는 합리적인 자영업자 정책을 마련하고 자영업자는 스스로 혁신해야 소득주도성장이든 포용성장이든 할 수 있다.    

 

<필진소개>

김홍진님은 국내의 저명한 IT 기업을 거쳐 KT의 글로벌 & 엔터프라이즈 사장으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를 맡고 있다. 또 행정안전부 범정부업무혁신 자문위원과 충청남도 행정혁신기획단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공무원과 대학원, 기업체를 상대로 효율적인 업무환경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해온 그는 정부 혁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2016)과 충청남도지사표창(2017)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디지털전환 성공전략>(2018,조선비즈), <세상을 바꿔라V>(2017,14인 공저, 도서출반 오래), <엉뚱한 생각>)2014, 문용린외 공저, 한지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