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3,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요리사를 꿈꾸는 20살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부정으로 얼룩진 요리국가대표선발 대회의 비리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글이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글쓴이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전국의 요리사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들이 매년 꿈과 열정을 갖고 도전하고 있는 대회인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고질적인 비리와 부정 및 편파심사, 심사위원 담합 등이 판치고 있어 대회출전 전부터 이미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8년도 10월에 여수에서 개최된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요리부문에서는 과제를 전부 제출하지도 않은 선수가 동메달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받고 수상자명단에 올랐다가 이의 제기를 통해 수정되는 사건도 생겼다.

 

청원을 시작한 글쓴이뿐만 아니라 대회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심사위원들의 선정과 자질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이에 본지에서는 이의를 제기한 관계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은 서울, 강원, 부산 등 17개 시도에서 시도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선발된다. 하지만 시도위원회는 지방대회 수상자가 소속한 교육기관(학원 또는 학교)이나 단체에 심사위원 추천을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선수를 배출한 교육기관이나 단체가 자신이 선정하고 싶은대로 심사위원을 고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일부 지역이 심사위원 추천권을 많이 획득한다면 심사위원회 선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심사위원 수로 계획된 입상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업계 한 관계자는 심사위원 선정만 봐도 어느 지역이 우승할지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추천 받은 심사위원 중에서 심사장과 부심사장이 상의 후 심사위원을 확정 할 수 있기 때문에 계획된 입상결과를 만들기는 더 쉽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2018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요리직종에서는 4년 연속 선정된 심사위원도 있고 최근 7년간 5회 이상 선정된 심사위원도 있었다. 반면, 인천과 경기도, 경남 지역에서 추천한 심사위원은 이유도 모른 채 완전히 배제되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금메달과 은메달 수상자는 모두 특정 지역에서만 나왔다. 특정 지역이 담합해서 밀어준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부분이다. 재미있는 점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은 또 다른 특정 지역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마치 10년 권력 독점을 밀어내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듯한 모양새다.

 

 

심사위원의 청렴성과 심사규정 숙지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가 나왔다. 실제로 강원도 지역에서 추천받아 선정된 한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7월 이후 3명이나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대전지역의 요리 학원에 외부강사로 강의를 나섰다는 점이 밝혀져 심사위원직에서 박탈되기도 했다.

 

 

또한 어느 요리학원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대회 기간 중에 일부 지도교사와 일부 심사위원들이 만나 술자리를 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무슨 대화가 오고 가는 지 알 수 없지만 심사위원이 가져야 할 중립성에 맞지 않는 행동임에는 분명하다.

 

 

이번 대회에서 문제가 된 동메달 참가자의 요리에 대해, 참가자가 3개 중 2개의 요리만 내고 동메달을 차지한 선수는 실격이 아니냐는 이의를 제기하자 심사장은 채점시 유의사항에서 전시용 작품은 3접시 중 추첨 등에 의하여 1점시를 선정한 후 전시하며, 채점대상에서 제외한다.’라는 항목을 지적하며 3개의 요리중 2개의 요리만 채점대상이고 제출하지 않은 1개의 요리는 채점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심사규칙 ⓒ밥상머리뉴스

 

하지만 항목의 바로 위에 있는 항목에는 경기 종료시간까지 지정된 장소에 1인분x3접시를 모두 제출한 작품에 한하여 채점이 이루어지며, 미제출시 해당과제 경기 종료 후 채점 항목점수는 0점으로 처리 한다.’고 나와 있다. 애초에 동메달을 받은 참가자의 요리는 0점 처리 돼야 했던 것이다.

 

 

이 항목을 지적하자 심사장은 말을 바꿔 문제의 요리가 제출된 것을 사진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으나, CCTV 확인 결과, 문제가 된 요리는 경기 종료 이후에 제출됐다. 심사위원들 중 그 누구도 가장 기본적인 것을 확인하지 않고, 기본적인 채점 규칙도 숙지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이의를 제기한 관계자는 문제가 된 참가자의 요리에 대해 항의하자 심사장은 해당 참가자의 제품은 시간초과로 감점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전혀 다른 참가자의 심사결과표를 가져와서 순간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참가자의 심사결과표를 확인한 결과 시간초과 감점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심사위원의 공정성 문제는 단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5년 제50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참가한 관계자와 학부모는 J심사장이 대회 도중 특정 표시로 인식될 수 있는 모자를 고정하기 위한 대핀에 대해 대회 첫째 날 착용 시 실격처리를 한다고 경고 했음에도 경연 마지막 날 모자 고정용 대핀을 꽂아 실격처리 된 출연자가 계속 경연에 참가해 금메달로 선정됐다. 또한 J심사장은 경기 후 실격 처리는 각 배점항목에 대해서만 내린다는 심사규칙 합의서를 임의로 작성해 실격처리자의 금메달 수상 문제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운영본부는 참가자가 모두 떠나고 들어갈 수도 없는 대회장에 바뀐 입상자 명단을 무려 8시간 만에 수정해서 부착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그 어떤 공지도 없었다.

 

 

최대 6,400만원의 상금과 병역면제와 국가훈장 그리고 연금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국제기능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심사위원들의 담합으로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매년 제기되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예비 기능인들이다.

 

올해 대회에 참가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린 선수들이 목에 메달은 못 걸어도 많이 배우고 느끼고 갈수 있는 대회로 만들어 달라, “국가가 하는 대회인 만큼 기능대회의 의미와 선수들의 노력을 퇴색시키지 말아달라고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