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프로라면 자신의 자리에서 선을 넘지 않고 현장을 지켰으면 한다. 자본과 미디어를 쫓아가다 보면 외식시장이 초토화될 것이다”

 

미쉐린 원스타를 받았던 <리스토란테 에오>의 오너 어윤권 셰프가 미쉐린과 일부 레스토랑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어윤권 셰프는 전체 경력 30년, 이탈리아 요리  20년의 프로 셰프다. 리스토란테 에오는 지난해에 별 하나를 받으면서 미쉐린 리스트에 올랐으나 올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선 제외됐다.

 

▲리스토란테 에오의 내부 전경사진 ⓒ리스토란테 에오

 

그는 10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쉐린 가이드의 선정 과정과 공정성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어떤 경로로 리스토란테 에오가 2019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미쉐린은 아무도 모르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선정 및 발표를 한다고 들었는데 이미 한 달 전부터 발표 내용이 떠돌았다는 것을 들었다”며 미쉐린 선정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글을 작성한 날은 미쉐린 선정 발표 일주일 전이었다.

 

어 셰프는 미쉐린에게 심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던 점이 이번 발표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는 “평가원들의 경우 다국적으로 이뤄져서 방문하고, 오던 사람이 계속 오기에 미쉐린 평가원들이 왔는지 인지할 수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밀어주는 레스토랑의 경우 디너 상위 코스와 와인을 시키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에선 런치 하위코스를 시켜먹는다"고 의구심을 제기하며 모든 식당에서 동일 등급 메뉴의 테스팅을 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성 논란' 미쉐린 가이드 서울 ⓒ미쉐린 가이드

 

미쉐린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는 첫 발간 시점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첫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는 파트너 업체인 네이버와 현대차를 제외하고 한국관광공사와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이 유일하게 광고로 참여했다.

 

정부는 2009년부터 한식 세계화 사업을 주도해왔고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한식 세계화’에 앞장섰다. 한국관광공사는 문체부 산하 기관이고 한식재단은 농식품부 산하 기관이다.

 

이에 대해 어 셰프는 "한식재단이 완전히 사단을 냈다"라며, 일부 기업들과 모던 코리안, 한식재단은 한식을 알린다는 명분 하에 담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식재단은 한식 세계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기보단 일부 모던 코리안 레스토랑과 결탁하여 사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추측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 따르면 올해 총 26곳의 레스토랑이 별을 받았으며 그 중 3스타 레스토랑 2곳을 포함해 총 13곳의 한식당이 선정됐다. 반이 한식당인 셈이다. 

 

그는 이러한 일부 모던 코리안 레스토랑에 대해 시장을 초토화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공정성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윤권 셰프 ⓒ밥상머리뉴스

 

“미디어에 노출이 되면 장사가 잘 되니까 실력이나 상품으로 승부를 보겠단 마음보단 마케팅에 쫓아가게 된다. 더군다나 정부가 개입하면 게임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흐름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시장을 도태되게 만든다. 또한 세계시장에서 국가경쟁력을 잃게 된다.

 

어 셰프는 이어서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게 하려면 미쉐린의 심사가 어떻게 바뀌어야 되느냐란 물음에 공개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으로 미쉐린 모던코리안·컨템포리 스타 셰프와 내가 블랙박스(주재료를 요리 시작 시 공개해 시작하는 것)요리 시연을 통하여 공정성 검증을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심사 전부터 점수를 매기는 기준을 공개해 미쉐린의 막연한 평가보다 객관적인 심사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한식재단 등 정부의 개입이 있는 만큼 선정기준에 대한 알권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로 세 번째 발간된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 118년 역사의 세계적인 미식 평가서로 불리고 있는 명성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저 '도구'로만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어 셰프는 지난 22일 미쉐린 사이트에 등재 거부를 부탁했고,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메일을 받았으나 등재 거부 요청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