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썬크루즈호텔에서 1박을 하고 멋진 해돋이를 가슴에 품고 강릉 초당 두부마을로 향했다. 유명 관광지에 여행을 가서 맛집을 선택할 때는 현지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면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초당 두부마을처럼 여러 음식점이 밀집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초당 두부마을 <농촌순두부> 식당의 '순두부정식' 밥상머리뉴스

 

택시기사가 추천하는 ‘농촌순두부’ 식당으로 갔다. 왜 이 식당을 추천하느냐고 물었을 때 택시기사는 순두부는 물론이고 밑반찬이 다른 식당에 비해 잘 나온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순두부정식에 별의별 반찬이 풍성하게 나온다. 맛도 기가 차게 맛있다. 그래도 메인은 순두부. 그동안 서울에서 먹은 순두부는 순두부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초당 두부마을 <농촌순두부>의 순두부 만드는 장면 밥상머리뉴스

 

초당 두부마을에서는 특히 순두부가 유명하다. 초당순두부가 유명하게 된 이유는 두부를 만들 때 간수 대신 동해의 바닷물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콩도 전부 국산만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니 맛있을 수밖에 없다. 

 

 

▲초당 두부마을의 <농촌순두부> 외관 밥상머리뉴스

 

2019년 3월 현재 초당 두부마을에는 20개의 두부전문 음식점이 있다. 그러나 일부 음식점에서는 순두부 고유의 맛을 훼손하는 듯한 퓨전 순두부를 추구하고 있어서 이게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젊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짬뽕순두부’ 같은 것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에는 초당 두부마을 외에도 사천 물회마을, 주문진 해물마을, 병산 옹심이마을 등 특화된 향토음식 전문 마을이 조성돼 있다. 일정상 한꺼번에 모두 들러보기 힘들면 일정에 맞게, 또 계절에 맞게 미식여행을 계획해보는 것이 좋다. 

 

 

 

순두부로 든든하게 점심을 챙겨 먹었으니 강릉의 또 다른 명물 커피를 마시지 않을 수 없다. 택시 기사에게 강릉에서 유명한 커피숍으로 가자고 했다. 택시기사가 데려다 준 곳은 ‘테라로사커피’였다. 원래는 바리스타 박이추씨가 운영하는 ‘보헤미안’에 가보려고 했는데, 박이추도 기억나지 않고, 보헤미안도 기억나지 않아 그냥 유명한 커피숍으로 가자고 했다. 

 

▲겉으로 보면 공장처럼 보이는 테라로사커피 외관 밥상머리뉴스

 

택시에서 내리자 붉은 벽돌의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가니 이건 커피숍이 아니라 커피광장이다. 방문한 때가 주말이 아니라 월요일인데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 광장처럼 넓은 공간인데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앉아서 커피를 마신다. 강릉 여행에서 커피숍에 들러 제대로 된 맛있는 커피 한 잔 하는 것이 하나의 공식이 된 듯하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테라로사커피 내부 모습 밥상머리뉴스

 

강릉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커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은 왜 강릉에 커피가 유명한지 의아해 할 것이다. 커피라는 것이 어차피 수입된 것이어서 우리의 전통 식문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릉이 대도시도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강릉이 커피로 유명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브라질에서 수입된 커피 밥상머리뉴스

 

우선 강릉은 예로부터 차(茶) 문화가 발달했다. 강릉에는 ‘한송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서 신라의 화랑들이 차를 달여 마신 다구(茶具)가 유적으로 남아있다. 현존하는 신라시대 차 문화 유적지로는 유일하다고 한다. 커피도 차의 일종이라는 점에서는 뿌리 깊은 차 문화 역사를 가진 강릉에서 커피가 유명해진 것이 이해가 되기는 한다. 강릉에 차 문화가 발달하게 된 이유로는 심산유곡에서 흘러나오는 물맛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다가 1세대 커피 바리스타인 박이추씨의 유명세 덕분에 강릉의 커피문화는 더욱 발달하고 유명해졌다. 1988년 서울 대학로에 커피 하우스 '보헤미안'을 열었던 박이추씨가 2001년에  강릉에 커피숍을 연 것이 강릉커피 부흥의 계기가 됐다. 

 

 

▲진하고 맛있는 테라로스커피 밥상머리뉴스

 

강릉에는 커피거리가 있다. 강릉항이 있는 ‘안목’이라는 지역에 조성돼 있다. 안목 강릉항의 커피거리는 강릉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겐 특별한 추억의 장소이다. 현지인들에게 안목의 바닷가는 추억과 낭만, 사랑과 이별의 기억들이 고루 존재하는 특별한 장소였다. 이 커피거리에서는 해마다 강릉커피축제가 열린다.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다. 올해는 특별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9유망축제’로 선정되었기에 올 가을 커피축제는 더욱 기대가 된다. 

 

 

▲강릉 중앙성남시장의 건어물 밥상머리뉴스

 

1박2일의 빠듯한 일정이 마무리되어 간다. 기자는 지방으로 여행을 가면 반드시 그 지방의 전통시장을 찾는다.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고속버스터미널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중앙성남전통시장’을 찾았다. 바닷가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대체로 수산물과 해산물이 많은 것은 당연한 건데, 이 시장에는 특별히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강정’이다. 강정은 속초 중앙시장이 유명한 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강릉 중앙시장이 더 유명하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자랑이다. 

 

 

▲강릉 중앙성남시장의 명물 닭강정과 새우강정Ⓒ밥상머리뉴스

 

시장을 둘러보고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택시기사에게 들은 이야긴데, 중앙성남시장 지하에는 저렴하고 푸짐한 횟집이 많다고 한다. 굳이 유명한 식당에 가서 비싸게 먹을 필요가 없다는 현지인의 천기누설이다. 시간이 없어 그 정보는 다음 기회에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