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때 생겼다가 보수정권 때 없어졌던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가 25일 다시 부활했다. 기자는 농어업과 농어촌의 중요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부활에 찬성한다. 그런데 새로 출범하는 농특위 위원 구성을 보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과한 표현이지만 이런 농특위가 무슨 의미가 있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농특위 스스로 밝힌 농특위의 역할은 이렇다. 

 

『농어업·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익적 기능 실현을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과 농어촌 지역발전 및 복지증진 등 농어업·농어촌과 관련된 다부처·다기능적인 사안을 협의하고, 농어업·농어촌 발전방안에 대해 대통령 자문에 응한다.』 

 

어려운 말로 길게 나열돼 있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돈 되는 농어업’과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협의해서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취지는 좋다. 그럴싸하다. 그런데 ‘돈 되는 농어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산된 농수산물이 잘 팔려야 한다. 그 농수산물을 사주는 쪽이 누구인가. 기업이다. 식품제조업체와 외식업체다. 농어업의 전방산업인 식품·외식산업에서 사주지 않으면 국내 농업은 돈 되는 농업이 될 수가 없다. 국내 기업도 외면하는 농수산물을 외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소비 없는 생산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전방산업인 식품·외식산업이 국산 농수산물을 많이 사용해서 농업과 동반성장을 하게 하려면 전방산업 쪽에서 뭘 원하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런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려면 전방산업의 사정을 잘 알고 이해하는 전문가가 농특위 위원으로 위촉이 되어 대변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출범하는 농특위 위원 28명 중에는 그런 사람이 1명도 없다. 어느 지방대학의 외식상품학과 교수라는 분이 그나마 눈에 띄지만 그 분이 외식업계를 대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농특위는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과 논의를 위해 산하에 ▲농어업분과 ▲농어촌분과 ▲농수산식품분과 등 3개 분과위원회를 두도록 되어 있다. 분과가 3개이고 그 중에 하나가 농수산식품분과라면 위원회 구성에서도 식품·외식 전문가가 1/3은 되어야 균형이 맞다. 그런데 1명도 없다는 것은 아직도 농업계 쪽에서는 식품을 ‘서자’ 또는 ‘곁다리’ 취급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위촉된 28명의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주로 농어업과 관련된 관변조직 또는 대학교수들이 대부분이다. 솔직히 이들은 그동안도 여러 경로를 통해 정부의 농어업정책에 관여해왔고, 목소리를 내왔다. 그들에게서 새로운 농어업 및 농어촌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새로 출범하는 농특위도 위인설관(爲人設官)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