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5월을 ‘외식의 달’로 지정했다. 외식소비 촉진을 통한 자영업 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란다. 그리고 5월 한 달 간 외식업계와 농업 관련 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 이벤트 푸드페스타(Food-Festa)를 펼친다고 밝혔다. 5월 1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외식의 달’ 선포식까지 가졌다. 

 

기자는 이 소식을 접하고 ‘지금이 박정희 시대인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국가가 국민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전형적인 독재시대의 발상이 21세기에, 그것도 가장 민주적인 정부라고 자칭하는 문재인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농식품부 공무원들의 머리에는 아직도 우리 국민이 70년대 새마을운동 때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운동’에 무조건 동참하리라는 착각이 남아있는 듯하다. 

 

농식품부는 기존에 매주 수요일은 정시에 퇴근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에서 가족들이 집에서 함께 밥을 먹자는 ‘가족밥상의 날’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기자는 이에 대해서도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한 바 있지만 5월을 ‘외식의 달’로 지정하고 범국민 이벤트를 하는 꼴 역시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쓸데없이 또 국민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적 호응을 받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바람을 알면서도, 예전에는 인륜지대사라고 했던 결혼조차 하지도 않고, 또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을 정도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요즘 세대들에게 18세기적인 범국민 캠페인이 먹혀들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정부가 집에 가서 함께 밥을 먹자는 ‘가족밥상의 날’ 캠페인을 하다가 갑자기 외식을 하라고 캠페인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도 않는다. 

 

그리고 거기에 함께 보조를 맞추고 있는 외식업중앙회나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또 뭔가? 언제는 문재인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서 못살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정부가 외식소비 촉진을 위한 이벤트를 벌이겠다니까 얼씨구 좋다면서 박자를 맞추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하면 외식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들 또한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등 가족 또는 친지가 함께 외식을 해야 할 날이 이미 많다. 가뜩이나 힘든 살림살이에 외식으로 인한 과다지출이 걱정인 판에 정부까지 나서서 외식을 하라니 기가 막힌다. 

 

뜬금없이 5월을 ‘외식의 달’로 지정하고, 국민으로부터 호응도 받지 못할 이벤트를 준비하느라고 또 얼마나 많은 예산을 낭비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