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폴란드는 닮은 점이 많다. 과거 이웃 강대국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주권과 고유한 문화적 전통을 지켜냈다. 또 역경을 딛고 경제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이제는 두 나라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으로서 동북아와 중부유럽의 중심국가가 되었다.

 

올해는 한국과 폴란드가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그 30주년을 기념하여 ‘한·폴란드 음식문화교류전(5월 13일~31일)’이 열렸다. 두 나라 음식과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농식품 분야의 교류도 더욱 활발히 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번 교류전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주한폴란드대사관과 함께 마련했다. 

 

행사 첫날인 13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있는 한식문화관에서는 우리나라와 폴란드의 전통 집밥을 주제로,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두 나라의 음식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조리 시연에서는 한식당 ‘주옥’의 신창호 오너셰프가 죽순과 취나물 등 봄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요리를, 폴란드 바르샤바 인터콘티넨탈호텔의 카를 오크라사 수석주방장이 감자와 오리고기를 이용한 폴란드 가정 요리를 선보였다.

 

이어 한국민속학을 전공하고 한국 남성과 결혼한 폴란드인 베아타 강-보구쉬 주한폴란드대사관 문화&공공외교 담당이 ‘한국과 폴란드, 닮은 점 다른 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폴란드의 교류사를 이야기하면서, 얀 칼리노프스키라는 폴란드인이 1885~1886년에 조선을 방문한 후 1887년에 폴란드 잡지에 최초로 코리아에 관한 이야기 '코리아에서 보낸 편지'를 실었다는 사실과, 1903년 한국을 찾은 바츠와프 시에로셰프스키 작가가 1905년에 한국에 관한 폴란드어로 된 최초의 책 '코레아 1903년 가을(2006년, 번역본)'을 출간했다는 사실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또 폴란드 독립일이 11월 11일이라 한국의 '빼빼로 데이'로 기억하면 쉽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과 폴란드, 닮은 점 다른 점'을 강연 중인 베아타 강 ⓒ밥상머리뉴스

 

또 서울 서촌에서 ‘롱 소시지 인 더 홀(Long Sausage in the Hole)’이라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토마스 치맥 셰프와 경기도 용인에서 ‘더 아티산(The Artisan)’이라는 케이터링&델리를 운영하고 있는 카취말취크 발토쉬 셰프가 ‘달콤부엌’ 김수정 대표와 함께 두 나라의 음식에 대해 자유롭고 경쾌한 대화를 나눴다. 한국에는 김치가 있듯이 폴란드의 밥상 위에는 양배추로 만든 김치라고 할 수 있는 '카푸스타 키쇼나'가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는 것에서 비슷한 식문화를 공감했다. 아울러 폴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잉어 요리가 빠져서는 안 된다는 재미 있는 이야기도 소개되었다. 

 

▲한국과 폴란드의 음식에 대해 대담 중인 폴란드 셰프(좌로부터 토마스 치맥, 카취말취크 발토쉬)와 김수정 대표  ⓒ밥상머리뉴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개막식에서는 선재 한식진흥원 이사장, 피오트르 오스타세프스키 주한폴란드대사, 오병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등 양국의 유관기관 및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상호 교류하고 양국 음식을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재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한국과 폴란드는 비슷한 자연환경에다 절임음식과 김장문화가 많이 닮았다”면서 “이번 교류전이 두 나라 음식과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너와 나가 없는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오트르 대사는 “폴란드와 한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위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연결고리가 된다”며 “사계절 중 혹독한 겨울이 있어 우리 조상들은 음식 보존의 방법을 찾을 필요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폴란드의 음식 중에 절인 배추, 절인 생선, 말린 고기 등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폴란드에는 점점 더 많은 한식점이 생기고 있다”면서 “서로의 지혜를 공유하고 서로 다른 맛을 알아 가면 언젠가는 두 나라 공동의 퓨전 요리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피오트르 주한폴란드대사 ⓒ밥상머리뉴스

 

오병석 실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의 식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농식품 수출입, 전문인력 교류 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폴란드의 무역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으며, 폴란드에 대한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은 최근 3년간 약 37% 증가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커피에센스, 라면, 음료 등이다.

 

이번 교류전은 31일까지 열린다. 한식문화관은 이 기간 동안 도자기 그릇, 관련 영상 및 사진을 전시하고, 내외국인 방문객들에게 한국과 폴란드를 대표하는 각종 식자재를 소개할 계획이다.

 

 ▲양국 음식을 시식 중인 참석자들 ⓒ밥상머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