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을 한 지 5년이 된 김 모 씨(60)는 “제발 담배 좀 끊어라.”는 아내의 성화를 견디지 못해 금연을 결심했다. 김 씨가 금연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흡연은 습관’이라는 깨달음 때문이다. 직장생활 할 때도 주말에 집에 있을 때는 아내의 ‘바가지’ 때문에 하루 종일 담배를 1개도 피우지 않을 때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러면 습관을 바꾸면 되겠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퇴직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흡연 횟수가 줄어들었고, 나이가 들어가니 건강도 생각할 겸 금연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금연을 한 사람들 중에는 아내의 ‘바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가정은 물론 사무실이나 음식점 등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흡연장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최근에 이를 방해하는 훼방꾼이 생겼다. 바로 ‘전자담배’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자담배가 2017년 6월에 처음으로 도입됐는데, 보건복지부가 권련형 전자담배의 사용 실태를 심층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전자담배와 함께 일반담배를 피우고 있고, 특히 전자담배는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1일 흡연량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일반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1일 평균 12.3개비를 피우고, 권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1일 평균 8.7개비를 피우지만,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은 1일 평균 17.1개로 나타났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흡연자에게 전자담배 사용 장소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35.9%는 자동차, 33.3%는 가정의 실내를 꼽았다. 이어서 ‘실외 금연구역(16.1%)’, ‘회사의 실내(15.8%)’, ‘음식점/카페(8.2%)’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담배는 피울 수 없지만 전자담배는 사용이 가능한 장소에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금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흡연량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조흥준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 담배 사용량이 많아 니코틴 의존성이 높고, 일반담배를 피우기 어려운 실내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전자담배 사용자는 담배를 끊을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국의 20~69세 남녀(남자 2,300명, 여자 4,700명) 7천명을 대상으로 흡연하는 담배의 종류와 흡연행태, 권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