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그룹 전체 7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하림그룹은 김홍국(60) 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외할머니로부터 선물로 받은 병아리 10마리로 시작되었다. 당시 병아리 한 마리의 가격이 7원 정도 했다고 하니까 70원으로 시작해 45년 만에 7조원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셈이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축산전문기업을 넘어 세계적인 종합식품기업으로 우뚝 서고 있다. 하림그룹은 어떤 회사이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2014년 11월 17일, 깜짝 놀랄만한 뉴스 하나가 전달됐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의 2각 모자(Bicorne)가 경매에 붙여졌는데 구매자가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라는 뉴스였다. 구매가격이 188만 4000유로, 한화로 약 25억 8000만원이나 되는 거금이었다. 개인의 사재로 이 모자를 구매한 김홍국 회장은 “나폴레옹 1세의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높이 사서 나폴레옹의 모자를 구매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홍국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초지일관 도전에 도전의 연속이었다. 

 

김홍국 회장은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10마리의 병아리를 키워 한 마리에 250원에 팔아 2500원을 모았고, 중학교 때부터 돼지도 키우기 시작해 이리농고(현 익산대학) 재직 시에는 1000마리가 넘는 닭과 30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고교생 사업가이기도 했다. 결국 그는 4000만원으로 18세의 어린 나이에 황동농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양계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갑작스런 닭고기 값 폭락으로 첫 고배를 마시고 만다. 와신상담 끝에 1987년 하림식품을 설립하고, 1992년에는 업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선다. 그리고 2001년에 하림그룹이 출범한다. 

 

농장, 공장, 시장의 삼장(三場) 통합경영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기업들이 경영을 효율화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수직계열화다. 다른 산업분야도 수직계열화는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특히 식품산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먹거리 소재인 농수축산물 원료는 자연재해 등에 기인한 작황 변화에 따라 생산량에 큰 차이를 보이는데다가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인구급증으로 식량수급에 불균형이 초래돼 식량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 조달 원가가 높아지면서 식품제조업체들은 판매관리비 절감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전방산업인 유통·판매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진출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후방산업인 농업이나 전방산업인 유통 및 판매업에 진출해 생산에서 제조·판매까지 일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식품산업의 수직계열화다. 하림그룹은 식품업체 가운데 대표적으로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하림그룹은 농장(생산), 공장(가공), 시장(판매)의 삼장(三場) 통합경영을 하고 있다. 1차 농축산물에 부가가치를 만들어 2차 가공식품으로 만들고, 이를 시장에 내다 파는 수직계열화 된 시스템을 말한다. 

 

단백질 식품으로 전문화된 기업

 

하림그룹은 식품기업이다. 그것도 단백질 식품으로 전문화된 기업이다. 닭고기와 오리고기,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후방산업인 사료(가금/양돈/축우/양어/말/애견)사업과 전방산업인 홈쇼핑과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닭고기 사업의 경우 앞으로도 성장성과 가치가 공존하는 유망사업이기에 하림의 장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닭고기 소비량은 국민 1인당 연간 12.7kg에 불과하다.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최하위 수준이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10.4kg으로 우리보다 낮지만 태국(13.0), 일본(15.2), 대만(29.2), 홍콩(37.4), 말레이시아(38.0) 등으로 소비량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44.6)과 비교하면 1/3 수준이고, 닭고기 소비량이 유난히 많은 중동지역의 쿠웨이트(61.3), 아랍에미리트(63.8)와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따라서 계육산업의 경우 성장성과 가치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닭고기 소비는 최근 30년간 연평균 5.4%씩 성장해왔다. 선진국과 신흥국가 공히 소득증가와 동반해서 소비가 증가하는 웰빙형 식품산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증권 전종규 책임연구위원은 ‘식(食)의 전쟁 1차산업이 미래다’라는 보고서에서 계육산업의 미래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밝게 전망했다. 

 

첫째, 계육시장의 성장잠재력이 여전히 높다. 경제규모에 비해서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의 1/3, 대만의 57%에 불과하다. 

 

둘째, 대형업체 중심으로 산업 수직계열화가 본격화 된다. 기업 당 평균 매출 규모가 2.4배로 급증했다. 기업 통폐합은 시장 지배력 강화의 기본조건이다. 최근 닭고기 가공업체 수는 40% 감소한데 반해 생산액은 44% 증가했다. 

 

셋째, 정부정책과 소비 트렌드가 산업구조재편에 우호적이다. 수입축산물 시장 개방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장부의 정책적인 방향은 대형화와 경쟁력 확보로 집중될 것이며, 더불어 먹거리 안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계약산업의 브랜드호가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까지 진출,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온 하림그룹은 올해 또 한 번 깜짝 놀랄 소식을 내놓았다. 팬오션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해운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닭고기 전문 회사가 무슨 해운사업이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기자는 이 소식을 접하고 ‘역시 김홍국이다’는 탄성을 질렀다. 글로벌화 된 먹거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류이기 때문이다. 특히 곡물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곡물유통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은 선견지명이 없으면 불가능한 결단이다. 

 

인류는 앞으로 식량전쟁을 치르게 되어 있다. 곡물 생산성은 기후변화로 점점 떨어지고 있고, 사료용과 공업용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 재고물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인구는 미개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곡물 유통업자가 헤게모니를 쥐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곡물이 투기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그럴 경우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한 식량안보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우리처럼 식량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는 이런 우려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농업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일본 국내의 경작지보다 해외에서 개발한 경작지가 훨씬 많을 정도다. 일본은 경작지 개발뿐만 아니라 곡물 터미널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기껏 하림그룹이 최초이다. 그것도 겨우 벌크 전문 해운회사를 인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 하림그룹이 향후 전개해 나갈 곡물유통 사업의 청사진은 충분히 그려지고도 남는다. 

 

하림그룹은 현재 1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고,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미국 등 8개국에 19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2015년 현재 매출액은 7조 697억원, 총자산은 10조 5280억원이다. 2009년 매출액 3조 1283억원, 총자산 2조 8918억원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이제는 재벌 반열에 올라선 하림그룹이 어떤 모습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