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6.25전쟁(한국전쟁)도 우리에게 새로운 음식을 남겼다.

 

한국전쟁은 남한과 북한의 싸움이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음식이라기 보다는 이른바 짝퉁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즐겨 먹던 음식과 피난처의 음식을 결합한 음식이다. 그렇게 생겨난 대표적인 음식이 부산밀면부산돼지국밥이다.

 

밀막국수와 평양냉면이 결합된 부산밀면

부산 밀면은 밀가루로 만든 밀막국수에서 유래됐다. 경상도에서는 오래 전부터 밀을 수확하는 시기(여름)에 밀을 갈아 소금물로 반죽한 후 가마솥에 기계를 걸어놓고 막 눌러 먹었던 밀막국수가 있었는데, 이것이 한국전쟁 이후 밀면으로 변형된 것이다.

 

이북에서 넘어온 피난민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이북에서 먹던 평양냉면을 접목시킨 것이다. 면은 메밀 대신 밀막구수처럼 밀가루를 그대로 활용하고, 육수는 밀막국수의 경우 원래 바지락 육수였던 것을 사골이나 육류육수로 대신했다.

 

따라서 부산의 명물 밀면은 평양냉면의 사촌 또는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양냉면은 겨울음식이었던 반면에 밀면은 밀막국수가 그러했듯 삼복더위 때 먹는 여름냉면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가리국밥과 부산의 흔한 돼지가 만나 생긴 돼지국밥

해양도시 부산에 왠 돼지국밥이 유명한지 의구심이 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부산 현지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예전에 부산에서는 돼지를 많이 키웠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한국전쟁 때 부산에 근거지를 둔 미군부대에는 돼지고기가 많이 납품이 되었다.

 

미군들은 돼지고기 살코기만 먹고 뼈다귀는 부대 밖으로 나왔다. 전쟁 중에 먹을 것이 부족한 피난민들은 미군부대에서 외부로 유출되는 돼지뼈를 활용해 육수를 내고, 거기에 돼지고기를 넣어 국을 끓엿다. 그것이 돼지국밥이다.

 

한국전쟁 때 월남해서 부산으로 피난 온 이북사람들이 고향에서 먹던 소갈비를 넣어 끓인 가리국밥을 모방해 소갈비 대신 돼지뼈를 넣고 끓인 음식이 바로 돼지국밥의 유래다.

 

전쟁의 아픔은 점점 기억에서 사라져 가지만 전쟁이 만든, 전쟁이 남긴 음식은 새로운 문화가 되어 우리 곁에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