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오뚜기 카레를 내놓으면서 출범한 오뚜기는 우리 식탁의 서구화를 촉진시킨 장본인이다. 카레와 케챂, 마요네즈 등은 전통식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오뚜기가 1980년대 중반부터 전통식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사용한 브랜드가 옛날이다. 1986년에 전통당면에 기반해 출시한 오뚜기 옛날 당면이 그 시작이었다.

 

당면에 이어서 국수, 미역, 물엿 등에도 옛날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참기름과 들기름, 볶음참깨, 누룽지, 다시마, 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옛날을 달고 전통의 맛을 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히트를 친 제품이 옛날 참기름이다. 오뚜기가 참기름을 출시한 것은 1983년이지만 옛날 참기름을 출시한 것은 2011년이다. 옛날 방앗간에서 압착식 방법으로 직접 짠 고소한 맛을 그대로 담아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매출도 2019293억원에서 2020306억원으로 8.3% 증가했다.

 

2013년에는 국내 최초로 잡채를 봉지라면 형태로 만든 옛날 잡채를 출시하기도 했다. 조리 과정이 번거로워 특별한 날에만 먹었던 잡채도 라면처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맛은 옛날 맛이지만 조리는 현대기술을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편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셈이다.

 

이처럼 오뚜기의 옛날마케팅이 먹히고 있는 것은 외식메뉴가 지나치게 달고, 짜고, 매워진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최근에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이른바 할매니얼이 식품 소비 트렌드로 부각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식탁 서구화의 주역인 오뚜기가 전통식품과 관련해 옛날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전통식품에 관심을 갖고 고유의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은 나빠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진성성이다. 이름만 옛날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전통식품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R&D투자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식탁 서구화의 주역인 오뚜기가 전통식품 부활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