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속 시원한 법원 판결 소식을 접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가 중국산 참조기를 수년간 영광굴비로 속이고 팔아서 700억 원대의 부당 이익을 챙긴 사람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징역 36개월을 선고한 1심보다 형량을 대폭 늘렸다는 것이 주목된다.

 

항소심 재판부가 형량을 대폭 늘린 이유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원산지표시법 위반을 넘어 사기죄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영광굴비와 중국산 굴비를 섞어 납품함에도 마치 모두 영광굴비를 납품하는 것처럼 거짓말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뺀 납품대금 전역을 편취했다고 봐야 한다며 사기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광굴비가 가지는 전통적 가치와 지역특산품으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상실되거나 실추돼 저역경제의 상당한 타격과 피해가 예상된다피고인은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고자 법을 오도하려 했다고 질타했다.

 

먹는 걸로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걸 보여준 모범적인 판결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원산지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처럼 약해서 비슷한 범죄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판결이 인식 변화의 좌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농식품 원산지표시 위반 사례는 3,115건이나 된다. 단속에 걸린 건수가 그렇지 단속에 걸리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부지기수일 것이다. 해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어 왔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농식품 원산지표시 위반 행위에 대한 법정형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원산지를 속여 부당이익을 챙기려는 양심불량 업자들에게 일벌백계의 따끔한 경종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