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냉동식품 전성시대
김병조 (본지 발행인)

현대인은 바쁘다. 그래서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면 더 효과적이겠다고 생각되는 일은 남에게 의존한다. 그 중에 하나가 음식을 만드는 일이다. 특히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대세인 요즘은 더욱 그렇다. 요리를 할 줄 알아도 시간이 없거나, 아예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외식산업이 발달하고 있고, HMR(가정 간편식) 상품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HMR 상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밥상머리뉴스>에서 최근 냉동식품에 대한 시식평가를 한 적이 있다. 오뚜기의 ‘맛있는 새우 볶음밥’과 풀무원의 ‘7가지 야채와 통새우 볶음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을 들어보고 냉동밥 시장에 대한 전망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100명의 시식평가단이 직접 두 제품을 먹어보고 내린 평가는 5점 만점에 두 제품 모두 3.83점으로 동점을 획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시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이 9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 ‘밥’ 종류의 제품을 구매해봤느냐는 질문에 ‘자주 구입한다’가 32%, ‘한두 번 구입해봤다’가 56%로 응답자의 상당수가 가공된 밥을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석밥과 냉동밥을 포함해 가공된 ‘밥’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편리함’과 ‘시간이 없어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냉동밥은 바쁜 현대인에게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냉동기술은 냉장기술 만큼이나 오랜 인류 지혜의 소산이며, 19세기 말 이미 식품의 냉동보존법은 잘 알려져 산업적으로도 냉동소고기, 냉동과일, 냉동생선이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에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급속냉동기술도 1920년대에 이미 기본원리가 밝혀졌을 만큼 냉동기술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특히 최근 트렌드의 변화로 생산제품군도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품군이 출시되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숙련된 손길이 필요한 식재료 중심에서 지금은 반가공, 즉석식품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냉동식재료의 경우 구입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소량구입이 가능하고 품질저하 없이 오랫동안 보존이 가능해 인기다. 종류도 매우 다양해져서 과거에는 만두류가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떡갈비, 양념갈비류, 치킨너겟, 닭날개구이, 핫도그 등 많은 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홀로 남은 남성 중심의 은퇴세대나 학생, 직장인 등의 1~2인 세대가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밥류도 출시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에서는 냉동식품 수요증가에 따라 유명한 요리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도록 개발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과거와 같이 대형유통점 중심이 아니라 편의점, 거주지 주변의 소형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냉동식품의 큰 장점이다. 2014년 기준 세계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약 285조원(2417억 달러)이며,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 4.1%에 힘입어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3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냉동식품 시장규모는 2012년 6418억원에서 2014년에는 712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주요 품목으로는 만두를 중심으로 하는 제품에서 튀김, 한식반찬, 간편식(면, 볶음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냉동만두는 1990년대 중반까지 500~700억원 규모이던 것이 2014년에는 4000억원까지 성장했는데, 1996년까지 교자만두의 형태이던 것이 이후 군만두, 물만두, 왕만두 등 다양하게 시장이 세분화됐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주1~2회 평일 저녁에, 남성은 혼자 식사를 할 때 그리고 여성은 집에서 간식이나 야식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식보다도 냉동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더 높으며, 유통기한이 더 길고(37%), 조리법도 간단하며(28%), 가격이 저렴한 것(15%)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인해 냉동식품은 이제 선택이 아닌 대세가 된, 그야말로 냉동식품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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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물맛 좋은 강원도 커피 축제 현장
제8회 강릉 커피 축제 '사랑 한 모금, 나눔 대축제'

ⓒ 밥상머리뉴스 물맛 좋기로 유명한 강원도에 커피 명인 명장들이 모였다. 그리하여 열린 강릉의 커피 축제가 올해 8회째를 맞았다. 이번에 열린 커피 축제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축제기간인 사흘간 42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것으로 개천절이 있던 월요일을 포함한 황금연휴를 맞아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강릉은 우리나라 대표 커피 도시로 입지를 굳혔다. 관광객을 사로잡은 강릉 커피축제의 매력은 무엇일까. 직접 찾아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릉에서 커피축제가 시작된 것은 2009년이다. 2000년대 초반 국내 1세대 바리스타인 박이추 명인을 기반으로 많은 커피 전문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커피 생산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커피 붐이 일어나고 강릉으로 모이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물맛'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릉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모여 전지훈련을 받은 곳으로 그 화랑들이 모여 차를 달여 마신 유적지가 있다. 지금도 유적지에서는 가을이면 한 번씩 전국의 차 전문가들이 모여 차를 달여 마시는 행사를 1000년 이상 지속해 오는 역사적 장소다. 커피도 차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차 문화가 자리 잡은 곳이 바로 강릉이다. 이런 강릉에서 열린 커피축제는 총 4가지의 테마로 체험, 문화, 대회, 힐링으로 구성됐다. 축제의 시작은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이젠에서 100인의 바리스타가 100색의 커피 향을 선보이며 가을 정취로 물들이며 그 막을 열었다. ▲ 박이추 1대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커피 내리는 것을 시연하고 있다. ⓒ 밥상머리뉴스 먼저 체험 프로그램으로 커피를 다양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커피 로스팅 & 추출 체험은 다양한 커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커피 세미나와 공예체험까지 보기만 하는 축제가 아니라 함께 하는 축제의 모습을 갖췄다. 이어 커피와 관련된 대회도 진행됐다. 2016 강릉 바리스타 어워드, 2016 강릉 핸드드립 어워드, 커피와 잘 어울리는 마카롱 어워드 등 다양한 대회를 통해 커피도시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문화행사는 이번 커피축제의 주제와 맞게 환경캠페인과 모금활동을 동시에 진행해 커피 향처럼 훈훈한 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이밖에 힐링과 테라피 존은 잔디밭에서 즐기는 노천카페, 지역특화 슬로 컬 푸드존을 맛보고 판매까지 해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 강릉원주대학교 학생들이 개발한 한국식 디저트와 커피 ⓒ 밥상머리뉴스 특히 행사장 한 천막에는 강릉원주대학교 학생들이 커피와 어울리는 한국식 디저트를 내놓아 시선을 끌었다.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커피와 디저트 3종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더치커피에 질소를 첨가해 마치 크림 생맥주를 먹는 듯한 질감의 '니트로 커피'. 동·서양의 만남으로 약과를 타르트에 접목시켜 만든 '약과 타르트', 강릉의 특산물인 곶감을 이용해 젊은 층을 겨냥한 '곶감 양갱', 건강한 디저트로 개발한 '두부 푸딩'이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잘 보여줬다. 이를 개발한 한 학생은 "커피축제에 걸맞게 다양한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한국에서 행해지는 행사인 만큼 한국식 디저트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고 친구들과 의견이 맞아 시도해봤다"라고 메뉴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다채로운 세미나를 통해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바리스타를 꿈꾸는 청소년들도 있어 참여의 의미를 더했다. 강릉여고에 재학 중인 3학년 남정연 학생은 "대학 진학보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며 "먼저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험을 쌓고 돈을 모아 나만의 카페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라고 말했다. 함께 온 임유리 학생은 "진학을 생각하고 있지만,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어 지역축제인 커피축제에 참석했다"며 "유명한 바리스타가 전해주는 커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돼 좋았고, 직접 시연해 내린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더 좋았다"라고 세미나 참석 이유와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행사장의 주차 공간의 부족으로 행사장 주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버려 축제의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행사장 셔틀버스는 커피 해설자와 함께 야심 차게 준비했으나 홍보 부족과 자주 다니지 않는 점이 작은 흠으로 남아 다음 행사를 위해 개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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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김영란법’ 후폭풍과 생존전략
김병조 (본지 발행인)

모 기관의 대변인으로 있는 어느 후배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얼굴색이 전에 비해 매우 건강해보여 이유를 물으니 “술을 덜 마셔서”라고 말한다. 이유인즉슨 전에는 허구한 날 저녁에 기자들과 술자리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술에 절여 있었는데 김영란법 때문에 그럴 일이 없어서 술을 마시는 횟수가 확 줄었기 때문이란다. 김영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우리사회가 큰 변화를 일으킬 조짐이다. 어떤 사람들은 가히 혁명적 변화가 될 것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이유는 김영란법이 우리들의 저녁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청탁과 금품 수수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 법률제정의 취지이지만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는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필자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지만 배우자를 포함하면 적용대상이 400만 명에 이른다. 그들은 18세부터 59세까지의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16%나 차지한다. 더구나 그들은 우리사회를 이끌어 가는 주도적 역할을 하는 계층들, 나쁘게 표현하면 ‘갑’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이 이제부터 밖에서는 ‘저녁이 없는 삶’을 집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되어 있다. 그들이 밖에서 ‘저녁이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은 그들에게 청탁을 해야 할 입장에 있는 ‘을’의 생활도 마찬가지가 된다. 이렇게 보면 얼핏 계산해도 경제활동인구의 절반가량이 지금과는 다른 저녁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그들이 사회 주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여파는 일반 국민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500만 명에 이르는 경제활동인구가 더치페이(자기 몫 자기가 내기) 문화에 익숙해지게 되면 우리나라의 식문화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된다. 이른바 광란의 밤은 사라지게 된다. 웬만하면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불가피하게 회식을 하더라도 밥만 먹고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처럼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는 음식점이나 술집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문제는 집에 가서 어떤 형태로 식사를 하느냐가 관심사다. 김영란법이 시행되어도 가족관계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 앞으로도 여전히 1인가구가 대세를 이룰 것이고, 2~3인의 핵가족인 경우도 맞벌이가구는 그대로 유지가 된다. 그럼 누가 가족의 저녁식사를 책임질 것인가. 술 안 먹고 일찍 퇴근한 남편?, 아니면 주부의 멍에를 짊어진 아내? 하루 종일 일하고 녹초가 된 맞벌이 부부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혼자 사는 1인가구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줄 든든한 우군이 있다. 바로 HMR(가정 간편식)이다. 퇴근하는 길에 마트 식품코너나 편의점에 가기만 하면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HMR상품이 부지기수다. 각종 국과 찌개는 물론 전문 음식점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안동찜닭, 닭갈비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도 외식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되어도 국민들의 삶은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내용적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윤택한 삶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외식사업자들에게 있다. 저성장과 불경기로 가뜩이나 죽을 쑤고 있는 외식업체들이 이 난관을 어찌 해쳐나갈지 걱정이다. 이미 HMR 시장은 자본력과 마케팅이 뛰어난 식품 대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 외식업체들이 끼어들 틈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런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러나 전혀 돌파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필자가 제안하는 전략은 주민 밀착형 외식업소가 되라는 것이다. 저녁생활이 대부분 집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하면 주민들과 가족처럼 소통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되라는 것이다. HMR 상품 못지않게 저렴하게 한 끼를 제공하고, 집에서 밥을 해먹을 경우 필요한 간단한 밑반찬도 판매를 하고, 가족 생일잔치도 치를 수 있는 그런 문화공간을 지향하라는 것이다. 비싼 음식점 골목이 아니라 주택가에 음식점을 차리면 부동산에 들어가는 고비용을 절감해 충분히 번듯한 가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헬스장을 겸비하거나 미술작품 전시까지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도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은 변화하는 자연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종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외식사업 환경도 수시로 변화한다. 이번 김영란법 시행이라는 환경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외식사업자들에게는 존폐의 기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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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외식산업 발달의 明과 暗
김병조 (본지 발행인)

우리나라에서 외식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해외여행 자유화와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가 맞물려 자연스럽게 외식산업의 발전을 촉발시켰다. 여기에 산업화로 인한 바쁜 일상도 한몫을 했다. 1983년 50세 이상의 국민을 대상으로 부분적으로 허용됐던 해외여행 자유화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친 뒤 1989년 전면 자유화가 되었다. 해외여행 자유화는 그동안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주로 한식만 먹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듣도 보도 못한 외국음식을 맛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같은 시기에 외국의 외식 브랜드들이 속속 국내로 도입되면서 음식문화의 서구화에 불을 지피기 시작한다. 국민들은 밥 대신에 빵을, 빈대떡 대신에 피자를 먹기 시작하고, 숭늉 대신에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외국음식들은 대부분 외식을 통해서만 섭취가 가능했기에 외국음식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외식산업의 발달로 이어졌다. 여기에 산업화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나날이 이어지는 야근으로 인해 외식수요를 크게 증가시켰다. 1997년 IMF를 겪으면서 궁핍해진 가계는 부엌때기 전업주부들조차 일터로 몰아냈고, 맞벌이 세대의 증가는 또다시 외식수요를 증가시켰다. 여기에 1999년부터 일반음식점의 경우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IMF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의 식당 창업이 줄을 이어 외식산업의 양적 성장은 극에 달한다. 이런 역사적 괘도를 갖고 있는 국내 외식산업의 발달사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정점을 찍는다. 가구당 식료품비 지출액 중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우리 국민의 외식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IMF 이후 실직자 구제 차원에서 실시한 생계형 음식점 창업지원과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무분별한 창업으로 2004년에는 역사상 음식점 수가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국내 외식산업의 발달은 자연스런 측면도 있지만 인위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어떤 이유에서든 짧은 기간에 고도성장을 해온 외식산업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이며, 부정적인 효과는 무엇일까? 우선 긍정적인 측면부터 살펴보자. 뭐니 해도 평소 집에서는 쉽게 해먹을 수 없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긍정적 효과일 것이다. 베트남에 가지 않고도 베트남 쌀국수를 맛볼 수 있고, 이탈리아에 가지 않고도 건강식인 지중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또 다른 긍정적 효과는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맞벌이 세대와 1인 가구에게 외식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러나 부정적인 효과도 만만찮다. 무엇보다도 우리음식의 정체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외식업소들은 원가부담 때문에 저렴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식재료를 충분히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니까 각종 조미료를 듬뿍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서구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갈수록 강한 양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매운맛이나 짠맛을 감추기 위해 단맛을 사용하고, 단맛을 감추기 위해 매운맛이나 짠맛을 사용하는 꼴이다. 이렇다보니 고유한 우리 전통음식의 맛을 외식업소에서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집에서는 전통음식을 해먹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고유한 전통음식은 이제 천연기념물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강한 양념을 사용한 국적불명의 음식들은 대부분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외식업이 국민건강을 헤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외식산업이 가져다 준 폐해도 있다. 그것은 바로 외식산업이 실패자 양산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대비 음식점수가 너무 많은데도 누구나 음식점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실패자를 양산하고 있고, 이는 곧 국가적 부담이 되는 사회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가르침을 되새길 때이다. 음식점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요, 음식을 너무 맛있게 만들고자 하는 욕심도 문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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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전통주를 부활시키는 방법
김병조 (본지 발행인)

전통주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우리의 전통주는 왜 여전히 부활하지 못하고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을까? 맛이 없어서? 가격이 비싸서? 아니다. 문제는 접근성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주는 대부분이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우리나라는 비록 땅덩어리는 좁지만 4계절이 뚜렷하고 지역마다 풍토와 문화가 달라 전통주도 뚜렷한 지역별 색채를 띄어왔다. 다시 말하면 고유의 우리 전통주는 그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활용해서 만들어 그 지역에서 소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발달로 푸드 마일리지가 길어지면서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전통주 브랜드는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일본의 우리문화 말살 정책으로 인해 전통주가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는 사이 급성장을 한 맥주와 소주가 대중적인 술이 되면서 전통주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져 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전통주는 다시 부활할 수 없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부활이 가능하다. 필자는 그 가능성을 서울탁주연합회에서 만들고 있는 ‘서울 장수막걸리’에서 엿보고 있다. ‘서울 장수막걸리’가 다른 막걸리에 비해서 특별히 맛이 좋은 것도 아닌데도 ‘서울 장수막걸리’가 마치 막걸리의 대명사처럼 대중적인 술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를 알면 다른 전통주도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서울탁주연합회의 역사는 1962년 서울전역 51개 막걸리 제조장을 연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서울탁주연합회는 현재 전국에 200여 개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서 출고된 막걸리 중 95% 이상은 동네 소매점 냉장고 안으로 배송된다. 그리고 나머지는 유명한 등산로 입구에 있는 음식점 냉장고로 배송된다. 수도권의 경우 등산을 하고 내려온 사람들이 하산주로 마실 수 있는 막걸 리가 바로 ‘서울 장수막걸리’다. 그리고 집에서 막걸리 한 잔 생각나서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막걸리 한 병 주세요”라고 하면 내놓는 술이 ‘서울 장수막걸리’다. 결론적으로 ‘서울 장수막걸리’의 성공 요인은 자체 물류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소비자가 어디에서든 구입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였다는 것이 성공비결이다. 다른 전통주들도 자체 물류시스템을 갖추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영세한 전통주 제조업체들이 자체 물류시스템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제안을 한다. 전통주 제조업체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통주 전문 유통회사를 설립하라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유통회사를 만들고, 유통회사에서는 주주로 참여한 회사의 술을 전국으로 유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유통회사는 전문 마케터를 채용해서 전통주를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는 외식업체 등을 대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까지 수행을 하게 한다. <밥상머리뉴스>가 전통주 부활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독자 2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전통주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전통주와 관련해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판매처와 주종의 다양성 확보’가 2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은 앞서 제안한 전통주 전문 유통회사를 설립하는 길 외에는 없어 보인다. 서울 압구정동에 <백곰 막걸리&양조장>이라는 전통주 전문 주점이 있는데, 이곳에서 취급하는 전통주는 무려 160여 가지나 된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에게 전통주 주점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가장 먼저 배송문제”라고 대답했다. 전통주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통문제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문제가 해결되면 전국에 <백곰 막걸리&양조장>과 같은 전통주 전문 주점이 곳곳에 생겨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분명 전통주는 살아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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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산업과 ‘백종원 효과’

먹거리산업 분야에서 지난해와 올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은 (주)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이사일 것이다. 그는 먹거리산업을 넘어 방송 스타로 등극까지 했다. 그런 백종원 대표가 먹거리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필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고 분석한다. 우선 그는 ‘집밥’ 열풍을 일으켰다. ‘집밥 백선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나도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특히 남성과 싱글들에게 백종원 대표는 그야말로 고마운 ‘선생’이었다. 대부분의 요리에 설탕을 넣음으로써 ‘슈가보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국민건강 측면에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남겼지만, 불경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외식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 온 것만은 분명하다. 두 번째로 백종원 대표는 커피 값의 거품을 뺐다. 그는 ‘빽다방’이라는 커피전문점 가맹사업을 통해 전국에 ‘싼 커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빽다방’은 지난 2006년에 서울 논현동에 직영점을 오픈했지만 가맹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떨치자 초저가 전략으로 벌써 460개가 넘는 가맹점을 확보했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1500원이니 유명 브랜드에 비하면 절반 가격도 안 되고, 골목상권의 개인 매장보다도 싼 편이다. 필자는 커피 전문점 시장이 프리미엄 커피와 저가 커피로 양분될 것이라고 예견해왔기 때문에 ‘빽다방’ 열풍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커피시장의 현상을 읽고 발 빠른 사업수완을 발휘한 백종원 대표에게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백종원씨는 지금 외식업계에서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백종원씨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외식업계에는 충격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시장만 보더라도 전에는 유명 브랜드의 경우 대로변의 A급 상권에서, 저가 개인 브랜드는 B급, C급의 골목상권에서 영업을 함으로써 나름대로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빽다방’의 경우 무차별적인 시장공략으로 골목상권의 개인사업자까지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시장 상황의 변화가 예측되면 업체들이 나름대로 대비를 하기 때문에 연착륙이 가능한데 갑작스런 충격으로 커피시장의 경착륙이 일어나고 있다. ‘빽다방’의 저가 전략은 커피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언제 가격 경쟁이 휘몰아칠지 노심초사 하고 있는 치킨시장을 비롯한 다른 업종에도 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집밥’ 열풍으로 고객이 줄어드는데 악역(?)을 한 것도 모자라 가격 경쟁까지 부채질 하는 백종원 대표가 외식사업자들에게는 ‘공공의 적’으로 인식될 만한 상황이다. 백종원 대표의 인기와 사업수완으로 일반 국민들은 득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먹거리산업 전반에는 100%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 기회에 백종원 대표는 자신도 외식사업자라는 사실을 상기하고,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정신을 가졌으면 어떨까 싶다. 또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개인적인 인기 못지않게 같은 동업자들로부터도 존경받는 인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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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을 구매 또는 섭취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편의성
건강지향성
가격
위생 및 안전 ​

- 【우리동네 맛집】 수안보 산채전문 <영화식당>

휴가철이다. 휴가는 지친 심신을 쉬게 하고, 힐링하는 것이다. 그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도 휴가철에 누리는 큰 행복이다. 수십 가지 산채나물로 만든 음식은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설령 있다하더라도 제대로 된 맛을 느끼지 못한다. 온천으로 유명한 수안보에 가면 산채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충청북도 수안보면 온천리, 상록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영화식당>이다. 1만 6천원짜리 산채정식에 산나물 반찬만 18가지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여기에 2만원짜리 더억구이 하나 추가하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다. 4명이 먹으면 1인당 2만원정도 꼴이다. 이 식당은 수십 가지의 산채나물을 담는 접시마다 나물 이름이 적혀있다. 그냥 보면 그게 그것 같지만 일일이 어떤 나물인지 알고 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산채정식을 시켜놓고 밥상이 나오기 전에 집에서 직접 만든 뜨끈한 두부 한 접시 먹어주는 것은 위장에 대한 예의다. 수안보도 요즘 코로나19로 단체 관광객이 없어서 많이 힘들다. 굳이 수안보에 온천을 즐기러 가지 않더라도 경상도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도 지나가는 길목이 수안보다. 수안보를 지나칠 때 점심시간이라면 영화식당에서 산채정식 밥상으로 먹는 행복감을 만끽하길 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