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본사는 배부르다는데 왜 우리는?”
본사와 가맹점간의 깊어지는 갈등…bhc 가맹점주에게 듣는다!
2018-06-01 09:48:00
교촌치킨, bbq와 함께 치킨업계 빅3로, 업계 매출 2위까지 오른 bhc치킨. 해마다 최고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 하던 bhc 치킨의 가맹점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요구하고 나선 것일까? <밥상머리뉴스>는 국내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인근 bhc매장을 찾아 가맹점주로부터 이번 bhc 사태를 바라보는 솔직한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 최근 bhc가맹점주들이 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해 거리로 나왔다.
“그동안 참아왔던 것이 결국 터졌다고 본다. 어쩌면 몇 년 전부터 예고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본사는 이를 예방하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자기들 배 채우기에만 급급했다. 전국 bhc 가맹점주들이 협의회를 꾸려 단체행동에 나서니 그제서야 하나하나 해명을 하고 있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런 해명이 아닌 실질적인 대책과 방안을 원하고 있다.”
- 본사에 정확히 어떤 것들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경쟁업체인 교촌치킨, bbq와 비교해봤을 때 bhc만의 차별화 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특별한 점은 없다고 본다. 치킨 가격과 매출액, 매장 수 등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bhc의 영업이익률은 두 경쟁업체에 비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차이는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가가 경쟁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원가 인하 요구를 해본 적은 있는가?
“그동안 수없이 많은 요구가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이 장사를 해도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원가 인하 요구를 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대로 된 답변조차 받지 못했다. 결국 참다못해 일이 터진 것이다.”
bhc 가맹점주협의회가 본사에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의 공급원가 인하 ▲ 주요 공급품 원가 내역과 품목별 마진율 공개 ▲ 가맹점에서 걷은 광고비·가공비 등 부당이익 내역 공개와 반환 ▲ 부당 갑질 중단 ▲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공개 ▲ 주요 임직원에 대한 주식공여와 배당 내역 공개 ▲ 가맹점 협의회 공식 인정
- 업계 매출 2위 브랜드임에도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것은 원가 이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다고 보는가?
“우선 걷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 비싼 원가로 인해 치킨 한 마리를 팔아도 남는 것이 얼마 없는데, 거기에 광고비·인테리어비, 최근에는 각종 할인행사 및 배달앱 주문을 통한 수수료 공제로 정말 남는 것이 없다.” - bhc치킨은 올해부터 배달앱을 통한 할인행사를 매달 진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맹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인가?
“물론이다. 본사 입장에서는 부담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모든 부담은 가맹점주들이 지는 것이다. 본사와의 분담률이 5대5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5대5가 아니다. bhc와 제휴되어 매달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배달앱 A의 경우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라면 수수료가 12.5%에 외부결제 수수료 3.6%를 합쳐 16.1%를 공제한 채 가맹점에 입금된다. 여기에 치킨 가격 할인 행사까지 더해지면 1만 5000원 치킨 한 마리를 팔아도 매출액은 1만 원이 될까 말까이다.”
- 배달앱 이용이나 할인행사 참여는 필수사항인가?
“본사에서는 이를 선택사항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반강제적인 사항이다. 우선 치킨 배달앱에 매장을 등록하지 않으면, 장사를 이어나갈 수 없는 시대이다. 거기다 치킨 배달 상자에 배달앱을 이용하면 ‘치킨 가격 할인’이라는 문구가 떡하니 적혀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배달앱과 할인행사를 선택해서 할 수 있겠는가.”
▲ 지난 5월 23일 거리로 나온 BHC 가맹점주협의회 ⓒ밥상머리뉴스
- 본사에서는 주요 품목의 공급 원가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떳떳하게 공개할 수 없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 이번에 가맹점주들이 요구한 사항은 결코 무리한 요구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현재 본사에서 내놓고 있는 변명이 아닌, 우리가 요구한 자료와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기를 바란다.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장사를 이어나가기 힘들다. 본사와 가맹점주들 간의 관계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 bhc 논란이 커지자 최근 알려지고 있는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소통의 문제라고 본다. 그동안 전국의 가맹점주들이 장사를 하면서 애로사항이나 요구사항들을 수차례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소통이 되질 않는다. 원하는 답변도 들을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러면서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여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고 하는 데 이것이 갑질이 아니면 무엇이 갑질이겠는가”
- 이 갈등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 보는가?
“당연히 원만한 해결을 원하고 모든 가맹점주들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만약 본사가 가맹점주들을 진정한 가족으로 생각한다면 이 불공정한 구조를 그대로 놔둘 수 있겠는가, 본사로부터 한 식구로 인정받고,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환경으로 개선을 원하는 것이다.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었으면 한다.”
인터뷰에 응한 가맹점주는 2012년부터 배달과 호프집을 겸한 비어존 형태의 bhc 치킨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주 협의회에도 가입된 상태다. 이 가맹점주의 의견이 전체 가맹점주들을 대변할 수는 없으나 bhc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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